발가벗은 목사
미국 기독교단의 한 보수적인 목사가 설교 요청을 받았다. 설교 요청한 곳은 미국 남부의 한 나체촌이었다. 목사는 고민에 빠졌다.
어찌할 것인가? 내가 정장을 하고 강대(講臺)에 서면, 발가벗고 회중석에 앉은 신도들이 얼마나 거북할 것인가? 그렇다고 해서 내가 발가벗고 강대에 설 수도 없지 않은가?
목사는 오래 고민하다가 마음을 굳혔다. 나체주의자들을 위한 설교인 만큼 차림새도 그들에게 맞추어 주어야겠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.
목사는 발가벗고 성경책으로 사타구니를 가린 채 교회로 들어갔다. 그러고는 강대에 서다 말고 기절초풍했다. 회중석의 나체주의자들은 모두 정장하고 성경을 꼭 껴안은 채 목사의 설교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.
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이만하면 참 눈물겹다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.
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, 아마 이날의 행사는 서로간의 이러한 배려만으로도 매우 큰 울림을 주었을 것이라 상상해봅니다.
상대방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나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.
배려는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얘깁니다.
곽숙철 혁신이야기 중-